MYARTS

Resonance - 반향

전시기간: : 2011.05.12 ~ 2011.06.04
참여작가: :; 전원근

전원근
전시구분: : 국내 , 개인전
전시장소: : 갤러리 LVS
: 서울 강남구 신사동 565-18번지 쟈스미 빌딩 B1 (도산대로 27길)
관람료: : 무료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 토 : 오전 10시 ~ 오후 6시
오프닝: : 2011.05.12 17시 00분
휴관일: : 일
문의전화: : 02-3443-7475
홈페이지: : www.gallerylvs.org/

전시개요: 한국의 모노크롬(Monochrome) 회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 전원근의 개인전이 2011년 5월 12일 (목)부터 6월 4일 (토)까지 갤러리LVS에서 열린다. 1998년부터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뒤셀도르프에 머물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을 필두로 한국의 모노크롬 회화를 이끌고 있지만 하이퍼 리얼리즘 등 구상 작품이 유행하는 한국 미술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작가로써 모노크롬이라는 쉽지 않은 분야를 선택하여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전원근의 열정이 이번 전시에서 빛을 발한다.

평온한 전원을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에 몸을 맡겨 고요한 오후를 즐기는 백조. 하지만 치열한 발길질로 물위에서 우아함을 유지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전원근의 작품과 같다. 마치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것 같은 새하얀 캔버스는 수없이 반복하여 색을 칠하고 또 다시 닦아내고 하는 치열한 작업을 반복한 후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순수의 백색이다. 캔버스 옆을 흐르며 남아있는 과거 색의 흔적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채움과 비움의 반복성으로 그가 직접 경험하고 감성으로 느낀 것들, 인식과 지각을 통해 얻어진 것들을 ‘자기화’하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해 낸다.

‘나만의 색과 기호로 그 안을 채우고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주고 싶은 것’
작가의 바램처럼 대중들이 그의 작품을 접하며 각자의 감정을 대입해 보고 느끼길 바란다.

-작가노트

내 작업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집중, 분위기, 그리고 절제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감정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결국 그림을 위한 종합적인 연출을 통해 화면 위로 나타나게 된다. 이들은 어떠한 사회적 이슈나 이데올로기적 개념들이 아니라 나의 사고와 눈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감성으로 느낀 것들로서, 인식과 지각을 통해 얻어진 것을 ‘자기화’하는 과정에 기반하고 있다.

그 감정의 총체물들은 ‘색’이라는 물성을 이용해 표현되고 붓 칠로서 엮이게 된다.
여기서 ‘색’과 ‘붓 칠’은 기계적이고 산업적인 냄새 대신 인간적인 땀 냄새가 나는 개성적인 결과물의 증거물이 된다. 조형적으로는 점, 선, 면 등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이 남게 되며, 색을 통해 서로 다른 감정의 상황과 설정을 드러낸다. 나는 이 작업 안에서 검정에서 연분홍의 색까지 모든 사람들의 느낌을 다양한 색상들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그 색들은 서로 밀치고 밀어 내는, 또는 뒤로 빠지거나 앞으로 쏟아져 나오는 색들이 아니다. 중간 지점에 위치해 서로 조화를 배워가며 사라지듯 울림을 퍼뜨리고 있는 색 들이다. 화면 안에서의 배치와 구성을 배제하더라도 이 색들은 서로 존중하고 있으며 불만을 토해내는 대신 스스로 아니면 서로를 다독이는 위로의 색 들이다. 작업 안에 남겨진 색들은 그 이름을 지칭할 수 없으리만큼 고유한 의미나 상징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오히려 남게 된 것은 붓과 힘의 강약조절을 통한 인간적인 흔적들이다. 이러한 색의 조화와 형식적인 구성을 위해서는 절제라는 개념이 필수조건이 된다.
그리고 나는 이런 개념을 통해서 더 많은 과제를 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가장 인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크릴의 4가지 색 빨강, 노랑, 파랑, 초록만을 이용해 화면에 직접 겹치는 방식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파렛트 위에서의 색 배합 이상으로 다양한 색의 톤을 끌어낼 수 있으며 계산을 통해 발색의 효과를 짐작하고 예상해 의도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화면 안에서의 표현의 절제를 통해 캔버스마다 ‘무게’라는 또 다른 관심 거리와 과제를 안게 되었고 앞으로의 지향점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처럼 작업을 지속함에 있어서 화면 안으로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이라는 개념을 주장하고, 화면 밖으로는 절제해 가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관심거리와 만나게 된다. 예술가의 입장에서 항상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기법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가장 인공적이고 플라스틱의 느낌이 강한 아크릴 물감을 따뜻한 인간적 감성이 베여나도록 하기에 적합하게끔 ‘닦아낸다’는 개념의 기법으로 결합시키게 되었다. 이 점은 나의 지금까지의 작업을 다른 회화작업들과 구분 짓게 하는 특징이 되었고, 앞으로도 무한한 창조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손때가 다분히 묻어난 편지에 담긴 친근한 필체처럼, 나만의 색과 기호로 그 안을 채우고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주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램이고 이 번 전시의 근본적인 이유이다.

-평론, Andeas Beumers(미술평론가, 독일)

색, 오로지 색이다. 2006년에 열린 한 전시에서 작가 전원근이 스스로 정의했듯 색은 전원근 예술세계의 “기본요소”이다. 전원근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이어 아카데미의 마이스터쉴러로서 헬무트 페더를레를 사사했다. 전원근은 자신의 회화를 자기 감성의 표출, 자기 감정의 반영이라 기술한다. 그의 회화세계는 색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독특한 기법을 통해 매우 개성적인 필치를 보여준다. 이 필치는 작가가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시키고 최적화 해온 것이다.

전원근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특정 형태들의 레퍼토리를 엄격하게 한정해서 적용하고 환원하는 것이다. 그의 레퍼토리는 대형 모노크롬 작품에서 여러 색의 상호 조화를 기본으로 하는 바둑판 모양의 그림을 거쳐, 일순 밀착했다가 이산하면서 화면 전체를 규정하는 색원에 이르는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전원근은 자신이 발전시킨 회화기법을 통해 엷은 아크릴물감으로 밑칠한 캔버스에 여러 층을 덧칠함으로써 색채공간을 점진적으로 형성해나간다. 이와 같은 회화기법은 관람자에게 독특하며 매력적인 아우라를 선사한다

전원근은 붓질의 흔적을 통해 주사선과 같은 선적인 구조(line structure)를 표현하며 이를 통해 각각의 작품에 개성적인 리듬을 부여한다. 그는 별도의 붓질을 통해 색채의 흐름을 조성하는 기법을 이용한다. 물을 섞어 묽게 만든 물감을 단 한번의 붓질로 큰 면에 칠한다. 물감이 채 마르기 전 부분적으로 반복해서 닦아내며 이 과정을 통해 물감 하나하나의 색채가 드러난다. 관람객이 최종적으로 접하는 색들은 이런 방식으로 칠하고 닦아내는 긴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원하는 색조를 얻을 때까지 어두운 색채에서 밝은 색채로 칠해나간다. 비교적 큰 그림의 경우 20-30여 차례 색칠의 중첩이 이루어진다. 특히 캔버스의 가장자리에서 이러한 색채의 강렬함이 드러난다. 관람객은 표면의 결 이면에 다양한 색채들이 표현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지난 수 년 동안 전원근 작품이 갖는 형태의 레파토리는 여려 차례 변화를 겪었다.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마칠 즈음, 그는 반복적인 채색을 통해 독특하고 매력적이며 색채의 깊이가 두드러진 단색(모노크롬) 화면을 선호했다. 이러한 화면은 특이한 면모를 드러내며 색채의 다층성과 깊이가 두드러진다. 관람객을 사로잡는 것은 이 그림들의 표면이 지니는 두터운 밀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관람객의 시선은 수직선과 수평선 사이에 정지한다. 이 선들은 추상화된 형태요소를 지시하기 보다는 오로지 면에 리듬을 부여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다. 시적 아름다움과 감각적 깊이를 지닌 그림들은 바로 이러한 생성과정의 산물이다.

대략 4년 전 전원근은 모노크롬 면들을 연이어 배열해 바둑판 형태의 문양들을 고안했다. 그는 여러 단계에 걸친 발전의 국면을 통해 색조의 조화로운 앙상블을 추구했다. 여러 색면을 연이어 배치한 경우 이들 사이의 경계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전원근의 관심사는 경계의 구획이 아니라 경계를 지워 색채들이 상호 침투하는 회화적 효과의 추구에 있었다.

모노크롬 시기와 마찬가지로 색채는 요란하고 현란하지 않고 차분하고 담백하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축소나 환원이라 말할 수 있다. 각각의 색채들은 강렬하거나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는 대신 균형과 조화 속에 놓여있다.

다음 단계로 전원근은 색원(color circles)에 관심을 가졌다. 색원들은 멀리서 보면 공중에 떠있는 풍선을 연상시키며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방식의 작품들 역시 전원근의 전형적인 화법을 반영하고 있다. 어둡고 밝은 색원들이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종종 축소되고 환원된 방식을 통해 변조되고 흰색을 칠해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이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는 다시 한번 고양된다.

바둑판 문양의 그림들과는 반대로 색원 그림들은 주로 노란색 파스텔 톤으로 처리된 그림의 바탕이 드러나 보인다. 색원의 주변은 색채고리로 둘러싸여 있다. 색채고리는 이보다 어둡게 표현된 색원과 대비되며 흡사 밝은 색조의 그림자처럼 보이며 부수적으로 색원에 독특한 광채를 부여한다. 색원 그림들에서 색채들의 미적 조화가 장기판 문형의 그림보다 훨씬 명확하게 드러난다. 색채 상호간의 인력과 척력(끌어당기고 밀치는 작용)이 전원근 그림들에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조화로운 색의 상호작용으로 귀결된다.

전원근은 최근 작업에서 부분적으로 모노크롬 화법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최근 그림들은 흰색을 화면 전체를 덮는 색채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그림들의 경우 관람객은 색채의 다층성을 강조하는 통로인 화면의 테두리에 주목한다. 이러한 작업에서 테두리는 밝게 처리되어 있으며 색원에 비견되는 후광을 발산한다.

이 그림들의 경우 모노크롬의 잔잔한 화면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테두리의 표현, 즉 그림에 독특한 표현력을 부여하는 매우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의 가장자리 색채와 대조된다. 이 그림들의 존재감은 크기와 전시방식에 의해 한층 고조된다. 전원근은 흰색 모노크롬 대작과 어두운 색조의 모노크롬 그림을 병치시킨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배열을 통해 그림 전체가 고요의 상태로 전이되고 대립의 요소가 지양되거나 제거된다는 점이다.

이로부터 상호 조화를 이루는 음양의 힘의 원리라는 동양사상이 상기된다. 흰색 모노크롬의 대작 캔버스와 어두운 색조의 소형 캔버스가 상호 균형 속에 존재하며 이를 통해 전원근은 자신의 작품에 새로운 느낌, 새로운 생각과 사상을 불어넣고 있다. 전원근의 그림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며 가시화하는 과정의 산물이다.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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