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는 사발 두 개를 따로 제작한 후 배 부분을 접합하여 만든다. 이에 반듯한 구형(球形)이 나오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거나 이지러져 보이기도 하고, 배 부분에 붙인 자국이 남아 있기도 하다. 큰 사발 두개가 어우려져 하나의 커다란 항아리로 변모하는 형태의 매력에 매료되어 달항아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성석진 작가는 전통 기법을 사용한다. 그는 장작 가마에서 90여 시간의 긴 시간동안 천천히 오랫동안 뜸을 들이듯 하아리를 굽는다. 서로 다른 흙, 서로 다른 장작 나무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달항아리는, 자연의 확률이 빚어낸 예측불가능한 형태를 매개로 작가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면에서 깊은 의미와 맛이 있다.

 

구나영 작가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붓으로 켜켜이 쌓아가며 내면의 풍경들을 창조해내고 있다. 사실 작가는 그의 풍경이 아름다운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세상에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경치들을 찾아다니며 화폭에 옮기기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려 휘어지는 나무, 뒤틀린 나뭇가지 등에서 아름다운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세상에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경치들을 찾아다니며 화폭에 옮기기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려 휘어지는 나무, 뒤틀린 나뭇가지 등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발견하게 된 이후로는, 개개의 나무가 아지고 있는 '生'이 충만한 마음속 지형을 구현하는데 주력한다. 작가는 이로부터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위안을 얻으며 보는 이에게도 안식을 선사한다. 어둡고 고요해 보이는 그의 숲은 관람자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생동감 있는 나무들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드러낸다.

갤러리 가비의 2014년 가을 전시 <달항아리와 몽중경>은 평안한 먹빛의 숲과 밝고 환하게 떠오른 달항아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잔잔한 자연의 선율을 만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